‘진짜’ 이름이 뭐예요?
어려운 자동차 용어를 쉽게 알려드립니다
남자도 자동차 용어는 어렵다. 국적 불명의 현장 용어는 더욱 난해하다. 꼬치꼬치 캐물을 자신 없다면 조금이라도 알고 가자. 그래야 덤터기를 면할 수 있다.
링구→피스톤 링
아쎄이→조립품 전체
나마가스→블로바이가스
“나마가스가 많이 생겼다고요? 저런, 링구가 너무 많이 닳았나 보네요. 아쎄이로 갈아야겠습니다.”
‘링구’는 피스톤 링이다. 피스톤 링이 피스톤 헤드와 실린더 벽면의 틈을 잘 막아야 가스가 새지 않고 온전한 힘으로 피스톤을 밀 수 있다. 실린더에서 피스톤을 돌리는 크랭크 케이스로 새어나간 가스를 ‘나마가스’라고 부른다. 정식 명칭은 블로바이가스(blow by gas)다. ‘아쎄이’는 어셈블리(assembly)의 일본식 표현으로 조립품 전체를 뜻한다. 예문은 “피스톤 링이 너무 많이 닳아서 새는 가스가 있으니 엔진을 통째로 갈아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미미→엔진 마운트
활대→안티롤 바
“엔진 미미와 활대를 교체하면 소음은 잡힐 겁니다.”
일본어로 귀를 뜻하는 ‘미미(みみ)’는 엔진에 귀처럼 붙어 있다 해서 지어졌다. 하지만 막상 살펴보면 도대체 어느 부분이 귀와 닮았는지 아리송하다. 귀처럼 양쪽에 붙어 있어서 그런 걸로 이해하자. 엔진을 받치는 고무로 된 부속이다. 바른 용어는 엔진 마운트. 문제가 생기면 엔진의 진동이 차체에 그대로 전해져 떨림이 심해지고 소음이 발생한다.
‘활대’는 몇 없는 국산 현장 용어 중 하나다. 활처럼 생겨 활대라 부른다. 정식 명칭은 안티롤 바(anti-roll bar), 스웨이 바(sway bar)다. 양쪽 바퀴 사이를 연결해 차체가 비틀리는 것을 억제한다. 제 기능을 못하면 차가 요철을 넘거나 코너를 돌 때 삐걱거리고 차체가 심하게 기운다.
뷔우다→배전기
세루모타→셀프 스타트 모터
“시동이 안 걸리면 뷔우다와 세루모타부터 살펴봐야죠.”
‘뷔우다’는 배전기다. 즉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의 앞 발음을 생략하고 일본어로 바꿔 부른 결과다. 실린더 안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불꽃을 만들려면 높은 전압의 전류가 필요하다. 배전기는 점화코일에서 발생한 전류를 각 실린더에 분배한다. 배전기가 고장 났다면 실린더 안에서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세루모타’는 셀프 스타트 모터(self start motor)다. 셀프의 일본식 발음인 세루후(セルフ)를 간편히 ‘세루’, 모터를 발음하기 쉽게 ‘모타’로 변형해 국적을 알 수 없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시동 스위치를 돌리면 스타트 모터가 전기로 플라이휠과 크랭크축을 돌려 피스톤을 움직이게 한다.
로아다이→로어 암
쑈바→쇼크 업소버
“차가 받은 충격이 심해 로아다이와 쑈바 모두 갈아야 합니다.”
‘로아다이’는 로어 암(lower arm)의 잘못된 표현이다. 아래쪽을 뜻하는 영어 로어(lower)의 일본식 발음과 받침대를 뜻하는 일본어 다이(だい)가 합쳐졌다. 차체와 바퀴를 연결하는 장치로 차축과 평행하게 위아래로 움직인다.
‘쑈바’는 보통 높게 치솟은 오토바이 뒷자리를 뜻하는 은어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오토바이와 자동차에서 울퉁불퉁한 노면을 달릴 때 차체로 전달되는 충격을 감쇄시키는 장치인 서스펜션의 일부다. 정확한 명칭은 쇼크 업소버(shock absorber)다. 스프링 속을 관통하며, 스프링이 수축·팽창하는 것을 억제하고 안정시키는 막대기(?)다.
삼발이→압력판
밋션→변속기
“연식이 너무 오래돼 조금 있으면 삼발이와 밋션에 무리가 올 겁니다.”
‘삼발이’는 클러치의 한 부분이다. 클러치 페달을 밟으면, 엔진의 회전을 변속기에 전달하는 클러치 디스크가 엔진과 함께 항시 회전하는 플라이휠에서 떨어져 동력이 끊어진다. 이때 클러치 디스크와 플라이휠의 사이를 벌리는 압력판을 삼발이라고 한다. 10여 년 전에는 압력판에 눌리는 발이 세 개가 달려 있어 삼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근 모델의 압력판은 대부분 발이 여러 개인 다이어프램 방식이다. 알아듣기 어려운 삼발이 대신 클러치 디스크 커버 또는 압력판이 올바른 표현이다. ‘밋션’은 변속기의 영어 이름인 트랜스미션(transmission)을 줄인 말이다.
마후라→소음기, 머플러
후까시→가속, 가속페달 조작
“사실 저도 마후라 교체하고 신호대기 때 후까시 거는 사람들 별로 안 좋아해요.”
‘마후라’는 소음기를 뜻한다. 차 뒤에 달려 배기가스를 뿜는 관이 바로 소음기다. 머플러의 일본식 발음. 엔진에서 방출하는 배기가스는 고온·고압이라 대기로 배출되면 단번에 급격히 팽창한다. 이때 주위의 공기를 진동시키며 엄청난 소음을 일으키는데, 구불구불한 소음기를 흐르면서 압력이 차츰 낮아져 소음이 줄어든다.
‘후까시’는 쉽게 말해 ‘부릉부릉’이다. 가속페달을 과하게 밟아 배기음을 키우는 행위로, 위압적인 소리를 내며 허세 부리는 걸 말한다. 층간 소음으로도 칼부림이 나는 세상이다. 남자친구가 배기음을 과하게 키우려 한다면 말릴 것을 권한다.
그 밖의 알아두면 유용한 용어들
●가다마→굄목
●시린다→실린더(cylinder)
●다시방→대시보드(dash board)
●도리까이→교환
●메다방→계기반
●바라시→분해 조립
●보루방→드릴
●뿌라그→점화 플러그
●뺑끼→페인트
●스베리→미끄러짐
●씨다바리→자동차 하체
●우쭈바리→실내 내장재, 도어 트림(door trim)
●에바→증발기, 이배퍼레이터(evaporator)
●엔꼬→연료 부족
●잠바 카바→밸브 커버(valve cover)
●제네레다→교류 발전기, 알터네이터(alternator)
●찜빠→엔진 부조
●후앙→냉각 팬(fan)
●후레무→차체, 프레임(frame)
●후렌다→펜더(fender)
원본 : http://navercast.naver.com/mobile_magazine_contents.nhn?rid=1421&contents_id=33647